중소기업 매출기준 10년 만에 대폭 상향
중소기업 매출기준 10년 만에 대폭 상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구분하는 매출 기준이 10년 만에 크게 상향 조정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10년간 누적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6월 1일, 중소기업 매출액 기준 개편안을 마련해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매출기준은 기존 최대 1500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소상공인 기준이 되는 소기업 매출기준도 최대 120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상향된다.
2015년에 설정된 중소기업 매출기준은 그동안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생산원가가 급증했음에도 단순 매출액 증가로 인해 중소기업 지위를 잃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매출만 증가했을 뿐 실질적인 기업 성장과 무관하게 중소기업 기준을 벗어나면 세제 감면, 공공조달, 정부 지원사업 등 다양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중기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중소벤처기업연구원, 한국경제학회 등 학계와 전문가들과 협력해 지난해 4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중소기업 범위 조정의 원칙과 기준을 마련했다. 또한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개편안을 완성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중소기업 매출기준은 최대 1500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상향되고, 매출 구간도 기존 5개에서 7개로 세분화된다. 업종별 매출기준 상한도 200억 원에서 300억 원까지 확대된다. 소상공인 기준인 소기업 매출기준은 최대 120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상향되며, 매출 구간은 5개에서 9개로 늘어나고 업종별 상한도 5억 원에서 20억 원까지 높아진다.
이 개편으로 총 44개 중소기업 업종 중 16개 업종, 43개 소기업 업종 중 12개 업종의 매출액 범위가 상향된다. 이에 따라 전체 804만 중소기업 중 약 573만 개 기업이 세제 감면, 공공조달, 정부 지원사업 등 각종 혜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개편안은 업종 내 기업 분포, 현행 매출기준의 적정성, 업종별 물가상승률, 중소기업 졸업률 변화, 경상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으며, 업계 의견도 충분히 반영했다. 예를 들어, 1차금속 제조업은 알루미늄, 동, 니켈 등 수입 비철금속 국제가격이 2015년 이후 60% 이상 상승했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증가로 금속 가격이 더 오르는 등 원가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했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미국의 품목별 관세 25% 부과 영향과 단품 제조 방식에서 모듈 제품 조립 방식으로 공급 구조가 변화해 수익성 변화 없이 매출만 증가하는 상황도 반영됐다.
중기부는 이번 개편안을 담은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2025년 6월 중 입법예고하고, 온라인 중소기업 확인시스템 개편을 거쳐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10년 만의 범위 개편으로 단순 물가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 지위 상실 문제가 해소되어 소규모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기업 성장 사다리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 학계, 중소기업계와의 합의를 통해 범위 기준 개편의 원칙과 기준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5년마다 시행하는 범위 기준 검토 시 예측 가능성과 현장 수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