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태극기와 함께하는 역사 현장

광복 80주년 맞아 전국에 태극기 물결
2025년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대한민국 전역에서 태극기가 힘차게 휘날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17일부터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과 중구 신세계스퀘어 전광판에 디지털로 재현한 '데니 태극기'를 선보이며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중 하나로,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대형 전광판에서 생생하게 다시 펄럭이고 있다.
디지털로 부활한 데니 태극기
데니 태극기는 고종 황제가 미국 외교고문 오언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로, 1890년대 제작된 대형 태극기다. 흰색 광목 바탕에 붉은색과 푸른색 천으로 태극 문양을 수놓았으며, 4괘는 현재 태극기와 동일한 배치지만 푸른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1981년 데니의 후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고, 202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번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은 데니 태극기를 108억 픽셀 초고해상도로 스캔해 미세한 직물 조직과 색 바램까지 사실적으로 복원했다. 신세계스퀘어 전광판에서는 아나모픽 일루전 기법을 활용해 명동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듯한 입체적 시각 효과를 선사한다. 데니 태극기 실물은 10월 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실에서 전시된다.
서울 한강과 노들섬에서 만나는 태극기
8월 9일부터 서울 한강 위에서는 대형 태극기가 휘날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외벽을 1919년경 제작된 '서울 진관사 태극기'로 래핑 전시하며, 노들섬 2층 야외 노들스퀘어에는 데니 태극기를 포함한 16개의 대형 태극기를 연대순으로 전시한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해 항일 의지를 담았다. 이 태극기는 2009년 진관사 칠성각 해체 복원 과정에서 발견되었으며, 국가유산청이 8월 12일부터 덕수궁 돈덕전에서 관련 특별전을 개최한다.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 행사와 전시
노들섬에서는 8월 9일부터 17일까지 태극기를 주제로 한 전시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층 실내 공간에서는 근현대사 사진과 여성 독립운동가 80인의 초상화 전시가 열리며, 9일 저녁에는 최태성 강사의 진행으로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공연, 뮤지컬 '영웅' 갈라 공연, 초대형 태극기 점등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배우 고두심 씨가 안중근 의사의 모친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손기정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과 역사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한국인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7월 25일부터 12월 28일까지 열린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과 월계관,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 등 18건의 전시품이 소개된다. 특히 손 선수의 자필 서명이 담긴 엽서가 최초 공개되며, AI 기술로 그의 생애를 재현한 영상도 상영된다.
무궁화 전시와 독립운동 사적지 걷기 행사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8월 17일까지 무궁화 전시가 진행된다. 1.5km 무궁화 로드를 따라 다양한 품종의 무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또한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서 8월 8일까지 독립운동 사적지를 걷는 '광복80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행사가 열린다. 세 개 코스로 구성된 이 걷기 행사는 광복회 서울지부와 협력해 진행되며, 참가자에게는 기념품과 완주 인증서가 제공된다.
광복 80주년 기념품과 주화, 골드바
국립중앙박물관은 데니 태극기를 든 반가사유상, 키링, 스티커 등 다양한 한정판 기념품을 선보였다. 한국은행은 광복 80주년 기념주화 2종을 발행하며, 8월 11일부터 예약을 받는다. 한국조폐공사는 7월 21일부터 한정판 골드바를 판매 중이며, 디자인에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