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토갓마을에 청년들의 희망 노래

화마가 휩쓸고 간 토갓마을, 청년들의 따뜻한 손길
2025년 3월, 경북 안동 남선면 원림2리 토갓마을은 초대형 산불로 인해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되었다. 다행히 주민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으나, 온전한 건물은 마을회관 하나뿐이었다. 주민 40여 명은 정부가 제공한 임시거처 대신 마을회관에 모여 하루하루 복구를 위해 힘을 모았다.
지역 청년공동체 '로컬그라피 오월'의 꾸준한 방문
이때, 안동 지역 청년들이 결성한 사진 동호회 '로컬그라피 오월' 소속 최민지 활동가와 이재각 사진가를 포함한 팀원 여섯 명이 토갓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이들은 2018년부터 지역 기록 활동을 해왔으며, 행정안전부의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사업' 지원을 받아 2025년 늦여름부터 토갓마을을 방문해 이재민 지원, 재난 기록, 마을 정비, 심리·문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처음엔 조심스러웠지만, 신뢰 쌓아가다
최민지 활동가는 "처음에는 주민들의 아픔을 건드릴까 조심스러웠다"며 "밥을 함께 먹으며 서서히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민들도 처음에는 청년들의 방문이 일회성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꾸준한 방문과 진심 어린 소통에 점차 마음을 열었다. 조순자 이장은 "한두 번 오다 말 줄 알았는데, 계속 찾아와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니 기다려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진과 그림으로 마을의 기억과 회복 기록
청년들은 마을 주민들의 집과 일상을 사진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특히 산불로 사라진 집을 그리는 작업은 주민들에게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주민들은 "집을 떠나면서 가장 아까웠던 것은 값비싼 물건이 아니라 가족의 사진과 추억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사진관을 빌려 임시 촬영 세트를 마련하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등 주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은 청년들의 존재
조순자 이장은 "복구가 막막해 가라앉았던 마을 분위기가 청년들의 방문으로 활기를 되찾았다"며 "어르신들 얼굴에 웃음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따뜻한 관심과 활동은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전시회로 산불 피해 기억 잊지 않기
2025년 11월, 로컬그라피 오월은 토갓마을 주민들과 함께 그린 그림과 사진을 안동 시내에서 전시했다. 주민들은 자신의 사진과 그림을 보며 감사를 전했고, 청년들은 "산불 피해를 잊지 말고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026년에도 이어질 청년과 마을의 이음
로컬그라피 오월은 토갓마을뿐 아니라 안동 지역 산불 피해 마을 기록을 확대해 2026년 하반기 본격적인 전시를 계획 중이다. 최민지 활동가는 "지역청년공동체 사업은 끝났지만, 마을을 향한 발길은 계속될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이 마을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갓마을과 청년들의 따뜻한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청년들은 마을을 떠나며 "또 오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