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남아공 조종사 유해 발굴 착수
6·25전쟁 남아공 조종사 유해 발굴 시작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 참전 유엔군의 유해를 찾기 위해 24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충남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굴은 지난해 5월 충남 보령시와 서산시 일대에서 유해 소재 조사를 하던 중, 고파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주민은 과거 미군 전투기 추락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으며, 10월 현장조사에서 여러 주민들로부터 비행기 잔해와 낙하산, 유해 목격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 "어장 양식 작업 중 비행기 잔해 같은 금속조각을 봤다"
- "미군 비행기 추락 이야기를 들었다"
- "70년대 해수욕장에서 낙하산을 발견해 이불로 만들었다"
- "다리뼈를 목격했다"
- "유해를 모래사장에 매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러한 증언을 바탕으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주민들의 증언은 6·25전쟁 참전 유엔군 조종사의 실종과 연관된 것으로 최종 추정됐습니다.
발굴 대상 유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 소속 전투기 조종사로 추정됩니다. 1953년 8월 28일, 제2전투비행대대 소속 조종사는 노스아메리칸 F-86 세이버 전투기 훈련 중 기체 이상으로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부근 상공에서 낙하산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낙하산은 해상에서 목격됐으나, 이틀간의 수색에도 조종사는 발견되지 않아 실종 처리됐습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미 DPAA 자료와 주민 탐문 결과를 분석해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선정했습니다. 당시 전투기는 태안군 이원면과 고파도 사이에 추락했으며, 해류와 바람,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전투기 잔해와 낙하산, 조종사 시신이 고파도 해수욕장 모래사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유해발굴감식단은 주민 증언이 있었던 모래사장과 후사면, 인근 야산 등 세 곳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남아공 조종사 실종자 24명 중 9명만이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인종과 언어, 문화가 다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으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영웅들의 유해를 찾는 것은 우리의 소명"이라며 "유해발굴을 성공적으로 마쳐 과거의 은혜에 보답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