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관계 출범

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관계 출범

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식 수립했다. 이번 합의는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심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전 세계 성장과 번영을 지탱해 온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기후 변화와 초국가범죄 등 글로벌 도전과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방산기술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싱가포르의 방산 물자 다변화 과정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온라인 스캠 등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해 선진 디지털 및 금융 인프라를 갖춘 양국이 정책 협력과 법 집행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과 한-싱가포르 FTA를 통해 역내 교역 및 투자 활성화에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주도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이 처음으로 합의됐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검역이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수한 우리 농식품의 세계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네 번째, 아세안에서는 1위로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투자 허브인 싱가포르가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과 K-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양국이 혁신 산업에서 동반 성장을 이루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 관광,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국 정상은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웡 총리는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아세안과 APEC 등 다자 협력체에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역내 성장을 위한 연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디지털 협력, 문화·체육 협력, 녹색·디지털 해운항로 구축, 인사행정 협력 등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디지털 협력 MOU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공동연구와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해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녹색·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 MOU를 통해 친환경·디지털 해운 분야에서 양국이 선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렌스 웡 총리는 지난달 29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실무 방문했으며, 1~2일에는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공식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