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곡가 김봉섭, 세계 무대서 빛나다

젊은 작곡가 김봉섭, 세계 무대서 빛나다
2025년 10월,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 세계적인 영화음악 시상식인 '월드 사운드트랙 어워즈(WSA)'에서 한국인 작곡가 김봉섭(28세)이 '젊은 작곡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상은 영화음악계에서 미국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와 함께 권위를 인정받는 무대 중 하나로, 차세대 작곡가를 발굴하는 중요한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 김봉섭 작곡가는 한국인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음악의 위상을 높였다.
김봉섭 작곡가의 수상작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엘리펀트 맨(The Elephant Man)'의 한 장면을 음악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주인공 조셉 캐리 메릭이 군중에 쫓겨 기차역에 몰리는 긴장감 넘치는 3분 분량의 음악으로, 클라리넷의 고음과 하모닉스, 트레몰로 기법을 활용해 비극적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심사위원단은 전통 관현악법과 현대음악적 색채를 조화롭게 결합한 음악적 구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높이 평가했다.
김봉섭 작곡가는 수상 소감에서 "어린 작곡가에 불과한 제가 이 자리에 설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겸손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작곡을 공부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번 수상을 통해 부모님께 처음으로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좋은 음악을 선보이는 작곡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봉섭 작곡가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를 따라 관악부에 들어가 트럼펫에 매료되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직접 멜로디를 만들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군악대 복무를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박사과정에서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수상 당시 현장에서는 많은 관계자들이 축하를 전했고, 지휘자 디르크 브로세는 김 작곡가에게 "앞으로 10년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라"는 조언을 건넸다. 김 작곡가는 이 조언이 큰 위로와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전했다.
수상작의 작곡 과정에 대해 김봉섭 작곡가는 영화 장면을 시간대별로 분석하고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시대적 배경도 조사해 음악 구조를 설계하고, 클라리넷 음의 미묘한 상승과 하모닉스, 트레몰로 기법으로 긴장감과 불안감을 표현했다.
그는 음악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소리가 음악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전체 흐름과 맥락 속에서 설득력을 가지는 것"을 꼽았다. 특히 영화음악은 관객이 장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봉섭 작곡가는 영화음악의 매력에 대해 "다양한 장면과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고, 긴 호흡으로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점"이라고 말했다. 음악만 들어도 영화 장면이 떠오르는 경험이 영화음악의 힘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음악에 대해서는 "이제는 보편적인 한국성을 강조하기보다 작곡가 개인의 감각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적이지 않을 때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다"는 독특한 견해를 밝혔다.
앞으로의 작곡 방향에 대해 김 작곡가는 "아직 음악적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 다양한 음악을 듣고 공부하며 나만의 세계를 확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1990년대 영화를 중심으로 기존 장면에 새로운 음악을 입히는 영상음악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으로는 영화 '가위손(Edward Scissorhands)'의 OST 'Ice Dance'를 꼽았다. 이 곡은 대니 엘프만이 작곡했으며,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어린 시절 영화와 음악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음악의 특징에 대해 김 작곡가는 "음악이 대사나 연출을 보완하고 영화의 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영화 '괴물', '신세계'의 음악도 인물 감정과 서사를 즉각적으로 환기해 극중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김봉섭 작곡가는 "끊임없이 곡을 쓰고 무대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2025년에만 여섯 번 이상 공모전에 지원하며 도전이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을 강조했다. 완벽한 준비보다 부딪치면서 성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