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 27곳 접속 차단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27곳의 국내 접속이 차단된다. 모바일 앱의 신규 설치와 업데이트 제한에 이어 웹사이트 접근까지 막히면서 불법 영업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은 접속 차단을 요청한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의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27건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2026년 6일과 7일 두 차례 심의를 거쳐 국내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구체적인 이용자 피해가 확인되거나 수사 결과 등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불법 가상자산 영업행위가 적발되면 접근을 제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행위 자체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불법 행위인 만큼,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국내 영업하려면 신고가 먼저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적법하게 영업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비롯한 법정 요건을 갖춘 뒤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없이 가상자산 사업을 운영하면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 기준은 국내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국외에 기반을 둔 사업자라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한다면 같은 법을 적용받는다.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 운영되는 거래 서비스라는 이유만으로 국내 신고 의무와 이용자 보호 규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내국인을 상대로 가상자산 영업을 하는지가 법 적용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미신고 업체 이용이 위험한 이유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특금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규율과 감독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자금세탁을 막는 체계나 이용자 자산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보보호관리체계와 같은 보안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마약 관련 범죄자금의 은닉이나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이용자가 거래대금을 지급했는데도 가상자산을 받지 못하거나, 충분한 고지 없이 신고 사업자보다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투자사기로 금전적 손실을 입더라도 해당 업체가 관계 법령의 감독 체계 밖에 있어 피해 구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고 여부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차이가 아니라 이용자 자산 보호와 거래 안전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다.
앱에 이어 웹사이트까지 차단
금융정보분석원은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고 불법 영업을 억제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함께 거래 제한, 수사기관 통보, 온라인 접속 차단 요청 등의 수단을 활용해 왔다.
먼저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가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감독했다. 새로운 미신고 사업자가 적발될 때마다 해당 사실을 신고 사업자에게 알려 미신고 사업자에 대한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도록 했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미신고 사업자로부터 가상자산을 구매하거나 결제하지 못하도록 관련 제도도 개선했다. 불법 업체로 자금이 흘러가는 통로를 줄이고 이용자가 미신고 영업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미 차단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의 요청에 따라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는 미신고 사업자의 모바일 앱을 국내에서 새로 설치하거나 업데이트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심의 결정으로 현재 운영 중인 미신고 사업자의 인터넷 사이트 27곳도 국내에서 접속할 수 없게 됐다. 앱을 내려받는 경로뿐 아니라 일반 인터넷 브라우저로 사이트에 접근하는 경로까지 차단 범위에 포함된 것이다.
| 구분 | 적용 내용 |
|---|---|
| 모바일 앱 | 국내 신규 설치와 업데이트 차단 |
| 인터넷 사이트 | 현재 운영 중인 27건의 국내 접속 차단 |
| 가상자산 이전 | 신고 사업자에서 미신고 사업자로의 이전 제한 |
| 신용카드 | 미신고 사업자의 가상자산 구매와 결제 제한 |
| 불법 업체 적발 | 수사기관 통보와 수사 지원 |
불법 업체 44개 수사기관 통보
금융정보분석원은 민원과 제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의 합동조사를 통해 불법 가상자산 취급행위를 확인하면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원활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지원해 왔다. 현재까지 수사기관에 통보된 불법 업체는 모두 44개다.
이번 웹사이트 접속 차단 결정은 불법 영업이 확인된 뒤 이용자의 접근을 제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대응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의미가 있다.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방치하지 않고 미신고 영업 적발 단계에서 접근을 막아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이용자 인출 불편 줄인다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면 해당 업체를 이용해 온 사람이 보유 자산을 인출하는 데 불편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를 통해 인출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접속 차단으로 신규 이용이나 추가 거래를 제한하는 동시에 기존 이용자의 자산 회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대체 사이트도 신속 심의 요청
금융정보분석원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공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 적발을 확대하고 새로 확인된 업체나 기존 차단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체 사이트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심의를 요청한다.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 명단과 수사기관에 통보된 불법 업체 명단의 공개와 안내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용자가 거래 전에 신고 사업자인지를 구분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자금세탁 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불법 가상자산 취급행위 차단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