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부진단, 맞춤 화장품 뭐가 달라지나

AI 피부진단과 개인별 맞춤 화장품을 결합한 K-뷰티 서비스가 화장품 제조를 넘어 데이터와 기기, 의료관광을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된다. 외국인 환자가 의료기관 정보를 확인하고 상담과 예약, 결제, 진료 전후 관리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도 구축된다.
재정경제부는 14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융복합 K-뷰티 서비스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제조 중심으로 성장해 온 K-뷰티의 영역을 AI와 데이터, 디바이스가 결합된 서비스산업으로 넓히는 데 있다. 피부와 성형 등 메디컬 뷰티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관광과 쇼핑, 인력 양성, 해외 진출 지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정부는 고부가가치 신서비스 육성, 융복합 K-뷰티 서비스의 지역·글로벌 확산, 메디컬 뷰티 경쟁력 제고를 세 축으로 세웠다. 피부 데이터 정비부터 맞춤형 화장품 연구개발, 현장 규제 개선, 지역 클러스터와 의료관광 기반 확충까지 분야별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피부 데이터뱅크를 AI 학습용으로 전환
AI 기반 피부진단과 개인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피부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존 피부 데이터뱅크를 전면 개편한다.
현재 데이터뱅크에는 18개국 1만7000여 명의 피부 특성 정보가 축적돼 있다. 정부는 이 자료를 AI가 학습하기에 적합한 이른바 AI-Ready 데이터로 전환하고, 피부 정보를 수집하는 대상 국가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자료를 단순히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진단과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 이번 개편의 중심이다. 국가별 피부 특성 정보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 관련 기업의 기술개발 기반도 함께 확충된다.
맞춤형 화장품 연구개발에 72억 원 지원
맞춤형 화장품의 품질과 제조 공정을 관리할 수 있는 AI 기술개발도 지원한다. 정부는 화장품 기업들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하도록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총 72억 원 규모의 기업 연합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개별 기업에 한정된 기술이 아니라 맞춤형 화장품의 품질·공정 관리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둔다. 소비자 개인의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초개인화 뷰티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AI와 융복합 분야의 유망기술도 발굴한다.
발굴한 기술은 후속 연구개발과 연계한다. 데이터 확보와 기술 발굴, 기업 공동 연구개발이 각각 분리되지 않고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도록 지원 체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제관리사 한 명이 여러 매장 관리
AI와 자동화기기를 활용하는 맞춤형 화장품 매장의 운영 규제도 개선한다. 현재는 매장마다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한 명이 상주해야 한다.
정부는 AI·자동화기기를 활용할 경우 조제관리사 한 명이 여러 매장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꿀 방침이다.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 방식에 맞춰 인력 배치 기준을 합리화하려는 조치다.
2028년 도입 예정인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에 대비한 기반도 갖춘다. 안전성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새로운 제도를 준비해야 하는 기업을 위한 컨설팅 지원을 확대한다.
AI 학습용 피부 데이터와 공동 연구개발, 현장 규제 개선, 안전성 평가 지원을 함께 연결해 맞춤형 화장품 산업의 전 과정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홍대 명동 부산에서 체험 서비스 확대
외국인 관광객이 K-뷰티를 체험하고 관광과 쇼핑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기반도 확충한다. 홍대와 명동, 부산에 있는 K-뷰티 체험·홍보관 등을 활용해 AI 피부진단과 가상 메이크업 체험을 제공한다.
체험 서비스를 지역 상권과 연결하고 관광·쇼핑으로 이어지게 한다. 피부와 헤어, 메이크업 서비스를 각각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 지역에서 관련 체험과 소비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연계 범위를 넓힌다.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한 표준 QR코드 설치 점포도 늘린다. 설치 점포 수는 2026년 4만 개에서 2027년 8만 개로 확대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1년 사이 대상 점포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경주 제주에 K-뷰티 클러스터
지역 뷰티산업 육성을 위해 경주와 제주에는 K-뷰티 클러스터를 만든다. 클러스터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직접 체험하는 기능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 상담 기능도 결합한다.
경주와 제주의 관광 기반에 뷰티 체험과 기업의 해외 판로 상담을 연결해 지역에서 K-뷰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관련 기업의 사업 기회도 넓힐 수 있도록 구성한다.
지역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기반도 들어선다. 2027년 상반기 충북 오송에 K-뷰티 아카데미를 열고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헤어와 메이크업 분야의 전문인력을 교육한다. 연평균 양성 목표는 1900명이다.
홍보와 체험을 맡는 지역 클러스터, 실무 인력을 길러내는 아카데미, 관광·쇼핑 연계 사업을 함께 운영해 지역 뷰티산업의 서비스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해외 규제 정보와 할랄 인증 지원 확대
K-뷰티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지원도 확대한다. 2027년부터 AI를 활용해 해외 규제와 시장정보를 제공하는 대상 국가를 신흥국까지 넓힌다.
무슬림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에는 할랄 인증을 지원한다. 국가와 시장에 따라 달라지는 규제·인증 정보를 기업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인증을 갖춰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위조 의심 제품에 대해서는 구매검사를 실시하고 국가인증상표를 활용한 정품 인증을 지원한다. 해외시장에서 유통되는 위조 의심 제품에 대응하고 국내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K-뷰티 기업 펀드와 정책금융 확대
기술과 제품을 확보한 기업이 사업화와 수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도 병행한다. 한국콜마·코스맥스와 공동으로 만든 430억 원 규모의 글로벌 K-뷰티 공동펀드는 투자를 이어간다.
K-뷰티테크 스타트업과 기업형 벤처캐피탈의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250억 원 규모의 오픈이노베이션 벤처펀드도 조성한다. 스타트업의 기술과 기존 기업의 사업 기반을 연결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우수기술을 보유한 화장품 기업에 대해서는 보증 조건을 개선한다. 보증비율을 기존 85%에서 최대 95%까지 높이고 보증료율은 0.2%포인트 낮춘다.
정책금융 지원 범위는 수출 준비 단계부터 생산 단계까지 확대한다. 기술을 갖춘 기업이 자금 문제로 수출과 생산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증과 펀드 투자를 함께 운용하는 내용이다.
외국인 환자용 K-헬스케어 통합 허브
피부와 성형 등 메디컬 뷰티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K-헬스케어 통합 허브 구축도 진행한다.
통합 허브에서는 의료기관 정보 제공을 시작으로 사전상담, 예약과 결제, 진료 전후 관리까지 지원한다. 숙박과 관광 서비스도 연계해 외국인 환자가 입국 전 준비부터 진료 이후 일정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한 흐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6년 정보화전략설계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7년부터 2028년까지 통합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외국인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고 상담한 뒤 예약·결제와 사후관리를 각각 따로 처리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것이 통합 허브의 핵심이다.
지방 의료기관 이용 문턱 낮춰
외국인 환자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의료기관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관광 비자와 관련한 제도 개선도 이어진다.
지방에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의료관광 비자를 신속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 우수 유치기관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2026년 6월부터 우수 유치기관 신청에 필요한 연간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 기준을 500건에서 200건으로 낮췄다.
지역 의료기관에는 가점 10점을 새로 부여했다. 기존보다 완화된 실적 요건과 지역 가점을 통해 지방의 우수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2027년 상반기에는 의료관광 비자 발급 심사요건과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검토한다. 지방 의료기관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유치기관 선정과 비자 발급 절차 개선을 함께 살피는 것이다.
메디컬 뷰티와 지역 관광 연결
지방정부 공모 등을 통해 메디컬 뷰티 복합 거점도 구축한다. 복합 거점에서는 피부와 성형을 비롯한 관련 서비스와 지역 관광을 함께 연결한다.
항노화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관광을 결합한 체류형 패키지도 개발·운영한다. 외국인 환자가 의료 서비스만 받고 곧바로 이동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관광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외국인 환자의 진료 이후 관리를 보완하기 위한 인력 기준도 손질한다. 현재 의료기관 한 곳당 두 명으로 제한된 외국인 코디네이터 고용한도를 높일 계획이다.
외국인 환자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문서도 다국어로 제공한다. 환자의 권리와 책임을 비롯해 계약서, 견적서, 동의서 등을 번역·보급해 이용 편의를 높이고 분쟁 예방을 지원한다.
국내 의료기관 해외 진출 전 과정 지원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할 때 필요한 지원은 정보 제공부터 시장 진입, 현지 정착까지 전 주기로 확대한다.
2027년부터 해외 인허가와 수출 현장 대응을 돕는 K-바이오데스크의 지원 대상에 K-뷰티 분야를 추가한다. 기존 지원 범위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이었지만 앞으로는 뷰티 관련 해외 진출도 지원받게 된다.
진출 대상 국가의 뷰티 유통사와 에스테틱 체인,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기업과 의료기관이 현지 유통 구조와 사업 기반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의료 해외진출 전문가를 활용한 맞춤형 컨설팅도 운영한다. 지원 분야는 법률과 회계, 인허가에 그치지 않고 현지 사업 운영과 정착까지 포함한다.
해외시장 정보를 확인하는 초기 단계부터 인허가와 현장 대응, 사업 운영과 현지 정착에 이르는 과정이 이어지도록 지원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다.
연도별 주요 일정
| 시기 | 주요 내용 |
|---|---|
| 2026년 | 표준 QR코드 설치 점포 4만 개 운영, K-헬스케어 통합 허브 정보화전략설계 |
| 2026년부터 2027년 | 맞춤형 화장품 AI 에이전트 연구개발에 총 72억 원 지원 |
| 2027년 | 표준 QR코드 설치 점포 8만 개 확대, 해외 규제·시장정보 제공 대상 신흥국 확대, K-바이오데스크 지원 범위에 K-뷰티 추가 |
| 2027년 상반기 | 충북 오송 K-뷰티 아카데미 개원, 의료관광 비자 심사요건과 절차 개선 시범사업 검토 |
| 2027년부터 2028년 | K-헬스케어 통합 허브 구축 |
| 2028년 |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 예정 |
K-뷰티를 서비스산업으로 확장
이번 대책은 국정과제인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가운데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세부과제로 마련됐다.
정책의 범위는 피부 데이터와 AI 기술개발에만 머물지 않는다. 맞춤형 화장품 매장의 운영 기준, 안전성 평가 준비, 관광객 체험, 지역 인력 양성, 해외 인증과 위조품 대응, 펀드와 정책금융까지 포함한다.
메디컬 뷰티 분야에서는 외국인 환자의 상담·예약·결제·사후관리와 숙박·관광을 통합하고 지방 의료기관의 참여 범위를 넓힌다. 국내 의료기관과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필요한 인허가와 법률·회계, 현지 운영 지원도 함께 제공한다.
정부가 제시한 방향은 화장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기존 산업 구조에 AI 진단, 개인 맞춤 서비스, 체험 관광, 의료 서비스와 해외 진출 지원을 더하는 것이다. 2026년 정보 기반 정비와 설계를 시작으로 2027년 연구개발·인력 양성·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하고, 2028년 통합 허브 구축과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까지 단계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