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피해기업에 13조 긴급경영자금 지원 강화

미국 관세 피해기업에 13조 6000억 원 긴급경영자금 지원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13조 6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미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통상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과 기업 중심 지원을 원칙으로 삼았다.

관세 피해기업 긴급지원 확대

정부는 우선 관세 피해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13조 6000억 원의 긴급경영자금 지원을 강화한다. 지원 대상과 한도를 확대해 더 많은 기업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은행의 '관세피해업종 저리운영자금'은 기업별 대출 상한을 기존보다 10배 늘리고 금리도 0.3%포인트 인하한다.

수출입은행은 '위기대응 특별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완화해 신용등급 p5+에서 p4 이하 등급 기업까지 확대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품목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 외에 구리 업종까지 확대해 긴급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무역보험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인 270조 원으로 확대하고, 피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보험료와 보증료 60% 할인 대상을 관세 부과 전 업종으로 확대했다. 지원 기간도 연말까지 연장해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별 대출보증 한도를 0.5배 가산하는 '보증한도 특별가산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재무 악화 기업에 대한 보증 요건과 한도를 완화하는 특례심사도 도입했다. 해외 현지법인의 경영 어려움에 대응해 시설자금뿐 아니라 중장기 운영자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기업 부담 경감을 위해 4200억 원 규모의 수출바우처를 공급하고, 물류비 지원 한도를 6000만 원으로 두 배 높이며 지원 범위도 창고보관, 배송, 포장 서비스까지 확대했다. 미국 내 55개 공동물류센터 사용료 90% 감면과 내년 K-화장품 전용 물류센터 신설도 추진한다.

관세대응 바우처 한도는 1억 5000만 원으로 확대하고, 바우처 발급 기간을 기존 45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패스트트랙도 도입한다.

철강·알루미늄 등 5700억 원 특별지원

철강, 알루미늄, 파생상품은 50% 수준의 높은 관세가 부과돼 피해가 크다. 정부는 5700억 원 규모의 특별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차보전사업 신설로 중소·중견기업의 이자 부담을 줄여 1500억 원 규모 대출 지원 효과를 기대한다.

무역협회는 200억 원 규모의 긴급 저리 융자자금을 마련해 1.5%~2.0%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 12월까지 지원한다. 수출 대기업과 금융기관 출연으로 협력사 대출금리 우대와 보증한도 확대를 위한 '철강 수출공급망강화 보증상품'도 신설한다.

내수 창출과 국내 산업 보호

정부는 관세로 인한 해외 수요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전기차 전환지원금 신설, 고효율 가전 구매 환급 등으로 국내 자동차와 가전 수요를 확대한다. 철강, 이차전지, 기계 산업은 인프라 건설과 노후 장비 교체, ESS 보급 확대를 통해 국내 수요를 창출한다.

불법 우회 수출과 덤핑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청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이 우회 수출과 원산지 둔갑을 집중 단속한다. 관세법과 대외무역법 시행령 개정을 연내 추진해 덤핑 조사 범위 확대와 품질검사증명서 제출 의무화도 추진한다.

통상변화대응법 개정을 통해 무역·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피해기업 지원 근거를 확대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를 막기 위해 10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조성 및 첨단산업 투자 지원도 강화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대미 수출 감소 우려에 대응해 정부는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전시회, 수출상담회 등 마케팅 기회를 대폭 확대한다. 하반기 해외전시회와 사절단, 한류박람회 지원 대상을 1600개 사에서 3000개 사로 늘리고, 지역 특화 전시회도 18개에서 68개로 확대한다.

10월에는 APEC과 연계한 '붐업 코리아 위크'를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2000개 사 바이어를 유치할 계획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초보기업에 최대 1억 원 특별 보증한도를 제공하고, 대미 수출기업의 거래선 다변화 시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한도를 2배 확대한다.

유망 수출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

정부는 K-콘텐츠, K-푸드, K-뷰티 등 유망 수출산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육성하기 위해 금융과 마케팅 지원을 강화한다. 콘텐츠진흥원 해외 비즈니스센터를 25개에서 30개로 확대하고, 영상뿐 아니라 웹툰, 게임 제작자금도 지원한다.

K-푸드는 신흥시장 중심 마케팅 강화와 FTA 원산지 간편 인정 품목 확대를 추진한다. K-뷰티는 4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국내 기업 육성과 주요국 온·오프라인 유통망 입점을 지원한다.

주력 산업은 AI 자율주행,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AI 융합 바이오, 저탄소 수소환원제철 등 초격차 기술 개발과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조성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3개 부처가 힘을 합쳐 대책을 마련했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출기업들이 통상환경 변화에 적기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지속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