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장기연체자 구조 개선 나선다

금융권 장기연체자 구조 개선 나선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기계적인 소멸시효 연장 관행 등으로 인해 장기 연체자가 양산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포용적 금융 대전환' 2차 회의를 열고,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안은 금융권이 회수 극대화에만 치중해 연체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장기 연체자를 양산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는 ▲연체 초기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연체채권 매각 규율 강화 ▲연체채권 소멸시효 기계적 연장 관행 개혁 등 세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금융회사가 연체 초기 단계에서 채무조정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유인 구조를 마련한다. 금융회사는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기 전에 채무조정 요청권을 별도로 안내해야 하며, 채무자가 쉽게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업권별 우수 채무조정 사례를 모아 내부 기준 모범사례를 배포해 실질적이고 신속한 채무조정을 유도한다.
아울러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에 대한 사후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원금 감면 시 감면 부분을 손실로 인정해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 유인을 강화한다.
원채권 금융회사의 고객 보호책임 강화
채권 매각 시에도 원채권 금융회사가 고객 보호 책임을 지도록 해, 채권 매각을 통한 손쉬운 회수와 고객 보호 책임 회피를 방지한다. 채권 양도인은 양수인의 불법 행위 점검 및 발견 시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하며, 신용회복위원회 신속 채무조정 중인 채권의 매각을 제한해 채무자의 신용평점 하락 등 불이익을 막는다.
또한 매각 계약서에 재매각 가능 여부와 기간, 기관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장기·과잉 추심으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하고, 연체채권 매각 내용에 대해 감독당국 보고 및 대외 공시를 의무화해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소멸시효 연장 관행 개선
금융회사의 기계적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개선해 장기 연체자 양산 구조를 해소한다. 소멸시효 완성을 조건으로 연체채권에 대한 법인세법상 비용처리를 허용해 금융회사의 시효 완성 유인을 높인다. 다만 은행과 보험은 5천만 원 이하, 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는 3천만 원 이하 연체채권에 우선 적용하며, 제도 안착 상황에 따라 적용 기준을 상향할 계획이다.
채무자 은닉 재산 발견 등 금융회사의 귀책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연장도 허용한다. 소멸시효 완성 사실 통지 의무 부여와 내부 기준에 따른 연장 여부 판단 의무화로, 기존의 '시효 원칙적 연장, 예외적 완성' 관행에서 '시효 원칙적 완성, 예외적 연장'으로 전환을 유도한다.
아울러 법무부와 협력해 '소송촉진특례법' 개정을 추진, 현재 금융회사에만 인정되는 지급명령 시 공시송달 특례를 전면 폐지해 소멸시효 연장을 위한 소송 남발을 방지할 방침이다.
금융위원장 발언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현재 금융권은 어려움에 처한 차주에게 일시에 원리금 상환을 요구하고, 연체채권 매각을 통해 고객 보호 책임에서 벗어나며,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해 장기 연체자를 양산하는 등 과거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금융권이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며 "정부는 고객 보호와 재기 지원을 위해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금융회사가 고객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