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마음 어루만지는 엄마 교도관의 36년

수용자와 교도관의 특별한 인연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는 장선숙 교도관이라는 특별한 인물이 있다. 그는 수용자들 사이에서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그 엄격함 속에는 따뜻한 모성애가 깃들어 있다. 수용자들은 그를 '엄마'라고 부르며, 나이가 많은 수용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장 교도관의 엄한 지적 뒤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 있음을 수용자들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작은 배려가 만드는 큰 변화
몇 년 전 겨울, 장 교도관은 수용자들이 바깥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을 헤아려 몰래 붕어빵을 사들였다. 비닐봉지 안에 습기가 차면서 붕어빵이 엉망이 되었지만, 수용자들은 남김없이 먹었다. 이후에는 봉사자를 교도소 안으로 초청해 갓 구운 붕어빵 냄새가 교도소를 가득 채우게 했다. 이러한 작은 배려는 수용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교화는 사회 안전의 밑거름
장 교도관은 "사람은 편안해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교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36년간 교도관으로 일하며 수많은 수용자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힘써왔다.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분식집 사장이 되고, 또 다른 수용자는 사회복지사를 꿈꾸게 된 사례가 그의 헌신을 보여준다.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 곧 우리 사회를 지키는 길임을 그는 굳게 믿는다.
법학 공부와 연구로 전문성 강화
수용자들을 더 잘 돕기 위해 장 교도관은 법학을 공부하고 사회 복귀 지원 방안을 연구했다. 그 공로로 2015년 교정대상을 받았으며, 2019년에는 교정공무원의 진로 설계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교도관이 미래를 꿈꿀 수 있어야 수용자도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 정년까지 5년을 남겨두고 있으며, 법무부가 교정의 패러다임을 치료와 재활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점과 맞물려 그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
교도관의 일상과 사회적 인식
장 교도관은 수용자의 전반적인 처우와 사회 복귀 준비를 담당한다. 교도관 한 명이 수용자 5~6명을 담당하지만, 야간에는 한 명이 100명 이상을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수용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세심히 챙기며, 종교 활동도 지원한다. 교도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부정적이지만, 장 교도관은 교도관의 자긍심이 수용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수용자와의 신뢰와 교감
장 교도관은 수용자들에게 숙제를 내주기도 한다. 에세이, 감사 일기, 경전 필사, 독후감 등을 통해 수용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린 시절 성폭행 피해를 입은 한 수용자는 글쓰기를 통해 회복의 힘을 얻었다. 출소자들의 창업도 지원하며, 보이스피싱 범죄자 출신이 분식집을 운영하는 등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범죄자 지원에 대한 사회적 이해
장 교도관은 범죄자 지원에 대해 "수용자가 내 가족이나 지인일 수 있다"며, 이들이 사회로 돌아와 재범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2010년 옥탑방 살인사건을 예로 들며, 범죄 피해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출소자의 가장 큰 어려움과 지원
출소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외로움이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 장 교도관은 가능성이 보이는 수용자 몇 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돕는다. 마약 문제로 힘들었던 청년과 매일 일기를 주고받으며 회복을 돕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다른 수용자들에게 희망이 된다.
교화의 어려움과 희망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지만, 장 교도관은 5~10%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는 불신과 분노로 가득 찼던 청년이 상담과 감사 일기를 통해 변화하고, 출소 후 결혼을 앞둔 사례를 기억한다. 또한 가출소녀가 사회복지사를 준비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처럼 교정과 교화는 포기할 수 없는 사명임을 강조한다.
교도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필요
교도소가 들어서면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실제로 교도소 주변은 가장 안전한 지역이다. 수용자들은 교도소 근처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현재 의정부교도소 여자 수용동은 과밀 상태로, 10명이 생활해야 할 방에 17명이 지내고 있다. 장 교도관은 이들에게 온기를 주어 한 명이라도 온전한 사회인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도소를 혐오시설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 메시지
인터뷰를 마치며 장선숙 교도관은 자신이 쓴 책을 선물하며 "때로는 세상을 보듬는 것보다 한 사람을 보듬는 것이 더 소중한 일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36년 헌신은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따뜻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