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한중 관계 전면 복원 선언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한중 정상회담 개최

이재명 대통령은 1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맞아 취임 후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은 11년 만에 이루어진 방한이자, 역대 어느 정부보다 신속히 성사된 중국 정상의 방한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경주박물관에서 시작된 공식 일정

국빈 방문 공식 일정은 천년고도 경주의 유산을 간직한 경주박물관에서 시작됐다. 시 주석은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호위 속에 박물관 입구에 입장해 이 대통령의 환영을 받았다. 양 정상은 방명록에 서명하고 의장대를 사열한 뒤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의 환영사와 한중 협력 강조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의 11년 만의 방한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주석님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협력의 플랫폼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0여 년간 한중 양국이 발전시켜 온 상호 보완적 협력관계는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현재 한중 간 경제협력 구조가 수직적 분업에서 수평적 협력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호혜적 협력 관계도 시대 흐름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의 화답과 양국 관계의 중요성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뗄 수 없는 중요한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33년 이래 사회 제도와 이데올로기 차이를 넘어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공동 번영을 이뤘다"고 말했다. 또한,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며 시대 흐름에 순응하는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역내 평화와 대북 대화 재개 기대

양 정상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소통 강화 의지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시대에 맞는 호혜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역내 평화 안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 조건이 형성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도 "중국은 중한 관계를 중시하며 대한국 정책에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시키며 지역 평화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브리핑과 한중 관계 복원 성과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중 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지만, 국권피탈 시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 역사적 경험과 경제성장을 견인한 호혜적 협력의 본질은 변함없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양 정상은 시대 변화에 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정치적 신뢰와 민간 교류 강화 약속

위 실장은 "한중 관계 발전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양국 정부 간 정치적 신뢰 확보와 민간 차원의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한중 관계 현안 및 지역·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양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호 정서를 증진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과 민생 분야 실질 협력 강화

한중 경제협력 구조 변화에 맞춰 수평적 협력에 기반한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분야 실질 협력 성과물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2009년부터 이어진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을 환영하며,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진전을 가속화하고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의 채널 다양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문화·환경 협력과 인적 교류 활성화

문화와 환경 분야에서 양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협력을 발전시키고, 양국 간 인적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상호 방문 편리화 조치를 시행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초국가적 스캠 범죄 대응 협력

최근 한중 양국 국민이 초국가적 스캠 범죄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은 민생 안정이라는 공동 이익 아래 대응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생과 평화에 기여하는 한중 관계

양 정상은 한중 관계 발전이 민생 문제와 평화 문제 모두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반도 평화와 대화 재개 협력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화 및 평화 실현 구상을 소개하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시 주석도 한반도 문제 해결과 평화·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 및 후속 협력

정상회담은 오후 3시 30분부터 약 100분간 진행됐으며, 회담 직후 양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계약서와 중앙부처 간 6건의 MOU 교환식이 있었다.

이후 양 정상은 친밀한 유대감을 다지는 친교 시간을 가진 뒤, 양국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국빈 만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