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 힘찬 기운 전하는 특별전

붉은 말의 해, 힘찬 기운 전하는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이 2025년 12월 16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말馬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을 맞아 말이 지닌 상징과 의미를 되짚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예로부터 말은 힘차게 달리는 모습으로 힘과 자유의 상징이었으며,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의 의미도 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2년부터 매년 십이지 동물과 관련한 국내 민속을 소개하는 띠 전시를 진행해왔으며, 올해는 말의 해를 기념해 말 관련 유물과 자료 70여 건을 선보인다.
신성한 매개체로서의 말
선조들은 말을 죽은 이의 영혼을 인도하고 신을 태우거나 신의 뜻을 전달하는 신성한 매개체로 여겼다. 이와 관련해 전시에는 '무신도'와 '시왕도'가 포함되어 있다. '무신도'에는 인간을 수호하는 백마신장이 큰 칼을 들고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시왕도'에서는 저승사자가 말을 타고 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또한, 영적인 상징성과 신앙적 의미를 담은 '꼭두' 인형들도 전시되어 있다. 이 인형들은 저승사자를 상징하며 상여 장식품으로 사용되었는데, 현대 미학 관점에서는 소박해 보일 수 있으나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단편 애니메이션 '흙꼭두장군'을 기억하는 관람객에게는 더욱 특별한 전시품이다.
말방울과 역사적 유물
말의 목에 매달거나 장식용으로 사용된 말방울에는 악귀를 쫓는 의미의 귀면문이 새겨져 있다. 이는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담은 장신구다.
또한, 10폭 병풍 '삼국지연의도'는 조선 후기 회화의 미를 감상하는 동시에 소설 속 여포가 탄 붉은 명마 적토마를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말띠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유물도 전시되어 있다. 보물로 지정된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은 아내와 두 아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담은 서첩이다. 추사 김정희의 친필 서예와 전각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암행어사의 마패, 역참에 설치된 마방의 마굿간, 말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탈 수 있도록 돕는 말안장, 말굽에 다는 편자 등 다양한 말 관련 유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말과 함께하는 우리 일상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처럼 화려한 시각적 자극은 적지만, 천천히 전시품을 둘러보며 말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았는지 그 의미를 되새기기에 좋은 기회다. 말은 단순한 동물을 넘어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