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 5년간 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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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 5년간 무엇이 달라지나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이 출산율과 인구 규모에 집중했던 기존 정책의 범위를 넘어 청년의 주거와 일·생활 균형, 노년의 돌봄과 주거, 인공지능 교육, 다양한 가족과 이주민의 정착, 지역소멸 문제까지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다.

인구전략위원회는 2026년 10월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위원회 본회의와 인구비전 선포식을 열고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된 뒤 처음 수립된 기본계획이다. 인구변화에 대처할 중요한 시기로 제시된 앞으로 5년 동안의 정책 방향과 주요 과제가 담겼다.

기존 인구정책은 출산율과 인구 규모 같은 양적 지표를 중심으로 저출생의 직접적인 원인을 줄이고 고령층 복지를 확대하는 데 무게를 뒀다. 새 기본계획은 저출생과 고령화뿐 아니라 지방소멸, 기술혁신, 이주민 증가, 가족 형태의 다양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함께 고려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경제구조 전반을 인구변화에 맞게 바꾸는 방향을 제시했다.

세대와 경계를 넘어 함께 도약하는 대한민국

기본계획의 비전은 ‘세대와 경계를 넘어, 함께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다. 목표는 개인의 삶의 질 제고와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로 정했다. 이를 실현할 전략으로 인구감소 흐름을 줄이는 ‘완화’, 이미 진행되는 변화에 대비하는 ‘적응’, 인구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연결하는 ‘도약’을 제시했다.

정책 과제는 청년 생애 과정 지원, 품격 있는 노년 보장, 기술혁신 기반 역량사회 실현, 열린사회 상생시스템 구축 등 네 분야로 나뉜다. 각 분야의 기본과제에 사회적 공론화와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도전과제를 더해 정책의 틀을 구성했다.

분야주요 내용
청년 생애 과정 지원주거·금융, 결혼, 출산·양육, 일·생활 균형 지원
품격 있는 노년 보장치매 관리, 노인 일자리, 고령친화 주택과 교통 확충
기술혁신 기반 역량사회학생·재직자·구직자·고령자의 인공지능·디지털 역량 확대
열린사회 상생시스템다양한 가족 보호, 지역격차 완화, 이주민 정착 기반 확충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지원 확대

청년 생애 과정 지원에서는 주거와 금융의 부담을 낮추는 정책이 먼저 제시됐다. 역세권 등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청년·신혼·양육가구를 위한 공공주택 57만 1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청년이 처음 집을 마련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청년미래 보금자리론’도 신설한다. 만 39세 이하 청년이 생애 처음으로 4억 원 이하의 비아파트 주택을 구입하면 최대 2.1%의 금리우대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신혼부부 정책대출의 소득요건은 완화한다. 부부 가운데 한 명이라도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버팀목·디딤돌·보금자리론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미혼 청년이 결혼한 뒤 소득이나 자산기준을 넘더라도 재계약을 허용해 결혼으로 불이익을 받는 문제도 줄인다.

다자녀가구에는 공공분야 청약 기회를 넓히고,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에는 대출금리 우대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청년의 독립과 결혼, 출산과 양육이 각각 끊어진 정책이 아니라 생애 과정에 따라 이어지도록 지원 범위를 구성한 것이다.

육아지원 사각지대 줄인다

출산과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아이맞이지원금을 새로 만들고 아동기본수당을 개편한다. 육아지원이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제공되면서 생겼던 빈틈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예술인, 특수고용근로자,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에게는 월 50만 원씩 3개월 동안 지급하는 육아수당을 신설할 계획이다. 고용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육아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상을 넓힌다는 내용이다.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와 양육 상황에 맞춰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 선택제’ 도입도 추진한다. 부모가 실제로 아이를 돌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일·생활 균형 제도를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치매부터 주거까지 노년 생활 지원

품격 있는 노년 보장 분야에서는 치매 어르신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넓힌다. 믿을 수 있는 공공후견인을 양성하고, 가정법원과 광역치매센터 안의 후견 관리·감독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신탁제도도 고도화한다. 금융기관이 수탁할 수 있는 재산의 범위를 넓히고, 신탁업자가 아닌 병원이나 법무법인 같은 전문기관에도 신탁재산 관리업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의료·세무 등 전문 서비스와 신탁재산 관리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치매 조기검진을 활성화하고 치매주치의를 확대한다. 치매안심병원을 늘리는 한편,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재가돌봄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고령층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도 손본다. 계속고용제도를 시행하는 비수도권 사업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사업소득이 발생할 때 노령연금이 줄어드는 기준을 완화한다. 맞춤형 노인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 단가를 올려 일자리의 질도 높일 계획이다.

고령친화 주택 2만 5000호 공급

노년의 주거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복지주택과 실버스테이 등 고령친화형 주택을 향후 5년 동안 2만 5000호 공급한다.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하며 돌봄을 나눌 수 있는 세대통합형 돌봄주택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교통 분야에서는 고령 운수종사자의 차량에 첨단안전장치를 2만 대 이상 보급한다. 고령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환경을 만들고,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의 편의도 개선한다. 주거와 이동을 함께 다뤄 고령층의 일상생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학교부터 일터까지 인공지능 교육 확대

기술혁신 기반 역량사회 분야에서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도 국민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인공지능 역량 교육을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재직자와 경력단절자 등 생애 전환기에 구직하는 사람에게는 인공지능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산업 현장의 수요와 교육을 연결하는 재직자 계약학과 등을 통해 변화한 업무환경에 대응할 역량도 높인다.

인공지능 중점학교는 2026년 1000개교에서 2028년 2000개교로 확대한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활용을 포함한 디지털 생활교육도 늘린다.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아동 보호

열린사회 상생시스템 분야에서는 가족 형태가 다양해진 현실에 맞게 정책 기반을 정비한다. 비혼 출산을 포함해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

성별과 연령, 지역 등의 특성을 고려한 1인가구 지원도 확대한다. 여러 정책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연결할 수 있도록 1인가구 정책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는 시설보다 가정 형태의 보호를 강화한다. 입양 절차를 개선하고 장애아동을 입양한 가정에 대한 지원을 늘려 아동을 중심에 둔 국내입양 기반을 갖춘다.

지역소멸 완화와 생활서비스 확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보장해 지역 간 격차와 지역소멸을 줄이는 방안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예산을 편성할 때 지방을 우대하는 원칙이 적용되도록 예산 사전협의 과정에 지방우대 기준을 제도화한다.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을 계속 찾아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생활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에는 서비스가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확대한다. 돌봄 인력이 이동하는 ‘찾아가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생필품 등을 제공하는 이동장터와 어촌복지버스를 늘린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촌왕진버스 운영도 확대한다.

지역 안에서 소비를 늘리고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을 30조 원 이상 발행한다. 농어촌기본소득 지원 지역은 2027년 35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유아부터 노년까지 돌봄 연결

사회적 공론화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화할 도전과제 가운데 하나는 생애주기별 K-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부모의 생활시간과 다양한 근로 형태에 맞춰 영유아와 초등학생 돌봄서비스를 더 촘촘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인돌봄은 통합돌봄 대상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노쇠 예방부터 생애 말기 돌봄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확충한다. 현재 부처와 지역별로 나뉘어 운영되는 돌봄서비스 정보는 서로 연계해 통합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비한다.

돌봄 수요 증가와 고령자가 다른 고령자를 돌보는 노노돌봄 문제에 대비해 청년 돌봄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인구감소지역 등 지방을 중심으로 공공기관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돌봄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인공지능 로봇과 보조기구의 사용을 돕는 청년 특화 전문일자리도 늘릴 계획이다.

에이지테크의 개발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 돌봄로봇, 낙상감지센서, 스마트병상 등 첨단 돌봄 제품의 보급과 사용을 확대한다. 인공지능 건강관리와 같은 돌봄·보건사업도 함께 늘린다.

글로벌 인재 유치와 이주민 정착 지원

글로벌 인재의 국내 유입과 장기 정착을 위한 제도도 도전과제에 담겼다. 최우수 글로벌 인재 유치 분야와 인원을 확대하고, 국내 정착에 필요한 지원을 묶은 한국형 정주패키지를 도입한다.

K-스타와 육성형 전문기술학과를 확대해 지역과 산업의 수요에 맞는 인재를 발굴한다. 연구실적 등을 고려해 거주와 영주, 귀화 절차를 신속하게 밟을 수 있는 경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태어나거나 성장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안전망도 넓힌다. 국내 출생 외국국적 아동을 위한 출생등록제 도입과 외국국적 영유아의 보육료 지원을 검토한다. 기술교육과 직업능력 교육에 참여할 기회도 확대한다. 이들 도전과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해질 예정이다.

인구정책 예산과 영향 사전 조율

인구전략위원회는 범정부 차원의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각 부처의 인구 관련 예산사업에 대해 투자 방향과 우선순위를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조율하는 ‘예산사전협의제’를 시행한다.

분야별·산업별 인구변화를 전망하고 그 변화가 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정기적으로 알리는 ‘인구영향예고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인구정책을 개별 사업의 집합으로 두지 않고 예산과 전망, 정책 집행을 연결해 관리하는 체계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최종 확정안이 아니다.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은 추가 의견을 듣고 내용을 수정·보완한 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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