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연구개발, 불법사이트·화재에 투입

긴급 연구개발 예산이 불법사이트 단속과 산불피해지 복구 관리, 대형 화재 현장 대응에 투입된다. 정규 예산 편성을 기다리기 어려운 국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드론,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는 단년도 기술개발 과제가 가동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11월 3일 ‘범부처 현장수요 신속대응 연구개발’ 2차 과제로 불법사이트 대응, 산불피해지 복구 관리, 대형 화재 현장지원 등 3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제때 확보해 국민 안전과 피해 예방에 실질적으로 활용하려는 취지다.
정규 예산 기다리지 않는 연구개발
범부처 현장수요 신속대응 연구개발은 신기술 등장과 사회 변화, 국제적 위기처럼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하기 위해 2026년 새롭게 도입된 범부처 수요 기반 지원체계다.
일반적인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정규 예산 편성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긴급한 문제가 발생하면 필요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번 지원체계는 이런 시간 차를 줄이고, 시급한 현장 수요를 단년도 과제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7월 1차 과제로 사이버보안, 개인정보 보호, 신종 감염병, 화학사고 예방 분야의 4건을 선정했다. 이번 2차 선정에서는 5개 중앙행정기관 등이 제기한 긴급 수요 8건을 검토했다.
평가 과정에서는 현안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지, 신속하게 연구개발을 시작하기에 적합한지, 기존 사업과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폈다. 이를 거쳐 현장 적용 필요성이 큰 3건이 최종 과제로 결정됐다.
AI로 주소 바꾸는 불법사이트 추적
첫 번째 과제는 여러 부처가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불법사이트 대응 기술 개발이다.
최근 불법사이트는 접속 주소를 계속 변경하며 차단을 피하고 있어 기존 방식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AI로 불법사이트를 탐지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긴급히 개발한다.
개발 기술은 사이트끼리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살피고, 불법 수익과 관련된 정보도 분석한다. 기존에 확인된 사이트 하나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결관계와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불법사이트를 신속히 찾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소 변경으로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AI 분석을 활용하면 새 사이트의 등장과 확산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된 기술은 특정 기관에만 한정하지 않고 범부처 활용을 목표로 한다.
드론과 AI로 산불복구 현장 점검
두 번째 과제는 산불피해지 복구사업 정밀점검 관리 시스템 개발이다.
2025년 3월 역대 최대 규모의 영남권 산불이 발생한 데 이어 2026년 2월에는 밀양 산불이 발생했다. 2026년 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은 약 405건이다. 피해지역의 복구사업이 늘어나면서 공사 관리와 감독에 필요한 부담도 함께 커졌다.
산림청은 복구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 시공과 부실 시공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드론과 AI를 활용한 이동형 점검 기술을 개발한다.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현장까지 드론으로 살피고, 수집한 정보를 AI로 분석해 점검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산불피해지 복구공사가 계획과 기준에 맞게 이뤄졌는지 더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복구 과정의 문제를 조기에 찾아 부실시공을 줄이고, 산사태와 같은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데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디지털트윈으로 화재 건물 내부 파악
세 번째 과제는 대형 화재 현장의 신속한 판단을 돕는 지원 기술 개발이다.
최근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 대형 화재가 잇따랐다. 대형 건물이나 물류시설에서 불이 나면 소방지휘관이 건물 내부구조와 소방시설 위치를 빠르게 파악하는 일이 현장 대응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소방청은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실내공간을 3차원으로 구현하는 모델링 기술을 개발한다. 실제 건물의 내부공간과 구조, 소방시설 위치 등을 디지털 환경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화재 현장의 정보 파악을 돕는 기술이다.
개발 과정에서는 실제 현장과 연결한 실증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소방지휘관이 화재 상황을 한층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현장 여건에 맞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세 가지 현장 과제
| 분야 | 활용 기술 | 주요 내용 |
|---|---|---|
| 불법사이트 대응 | 인공지능 | 사이트 연결관계와 불법 수익 정보를 분석해 신규 불법사이트 탐지 |
| 산불피해지 복구 | 드론과 인공지능 | 복구사업의 위법·부실 시공을 정밀 점검하고 추가 피해 예방 |
| 대형 화재 현장 | 디지털트윈 | 건물 내부구조와 소방시설 위치를 3차원으로 파악해 현장 판단 지원 |
성과 이어지면 다음 연도 연구 지원
과기정통부는 앞으로도 관계부처에서 제시하는 연구개발 수요를 계속 검토하고, 국가적 긴급현안이 발생하면 필요한 과제를 적기에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단년도 시범 연구에서 성과가 나오고 추가 연구가 필요한 과제는 해당 부처가 다음 연도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긴급 과제로 개발한 기술이 일회성 연구에 머물지 않고 후속 연구와 현장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적 긴급현안에 대응하려면 현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적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관계부처와 함께 긴급 연구개발 수요를 신속히 지원하고,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서 활용돼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