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코리아 패싱 대책 시급!

기면증 약 '와킥스' 공급 중단과 그 영향

내년 6월부터는 부작용이 적은 기면증 약 '와킥스'를 국내에서 처방받을 수 없게 됩니다. 최근 서울에서 수면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 약이 공급 중단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국내 가격이 너무 낮아 글로벌 시장 가격과 맞추기 위해 제약사가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기면증은 충분히 잤음에도 낮에 계속 졸리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 질환입니다. 기존에도 약이 있었지만, 신경 예민이나 조울증 환자에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약 '와킥스'는 이러한 부작용이 개선된 약입니다. 아쉽게도 부작용 개선에도 불구하고 가격 문제로 인해 공급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이 약이 가장 저렴하게 팔리는 프랑스에서도 1정에 1만 원 정도인 반면, 국내에선 약 2500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제약사는 글로벌 시장 이득을 고려하여 한국 시장을 포기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의 '코리아 패싱'

최근 낮은 국내 의약품 가격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출시를 꺼리거나 이미 출시된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는 현상,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당뇨병 약 '포시가'가 있습니다. 이 약은 당뇨병 뿐만 아니라 심부전이나 만성신장병 치료에도 쓰이며 지난해 국내에서만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제약사는 포시가의 국내 유통 가격이 미국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한국 시장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에서 얻는 이득이 한국 시장의 손실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조현병 치료제 등 다양한 약품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에포프로스테놀'
• 조현병 치료제
•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
• 다발골수종 치료제
• 희귀폐암 치료제

국내 신약 출시를 포기하는 경우

국내 제약사들 중에서도 신약 개발 후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낮은 가격 책정으로 인해 출시되지 않습니다. 이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신약을 제공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해 의약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은 한국의 낮은 가격 정책 때문에 신약 출시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역할과 필요성

정부는 올해 2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통해 '혁신성 인정 신약'에 대해 비용 대비 효과가 일정 수준만 넘어도 경제성을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의 경우 허가, 급여평가, 약가협상 동시 진행 제도를 도입하고, 희귀질환 약제 사전심의(승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생각보다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생명과 연관된 신약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만들고, 신약 가치를 인정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및 사회적 지원을 통해 국내 환자가 부담을 덜어주고 빠르게 치료받도록 해야 합니다.

내년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서 신약이 가지는 사회적, 경제적 가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의 제약 가격 관리 정책으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리아 패싱'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정부와 제약업계는 협력하여 국내 환자들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혁신 신약 등재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