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독서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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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심상치 않은 올 여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6월의 사서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1. 초원서점 믹스테잎 : 종이에 녹음한 스물일곱 곡
- 초사장 지음


이 책은 음악 전문 서점을 운영했던 저자의 사적인 플레이리스트다. 저자는 음악과 관련된 개인적 소회와 함께 음악의 시대적 배경과 정보, 숨겨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커버 곡만 무려 400곡이 넘는다는 올드 팝 < Stand By Me >는 놀랍게도 1905년 처음 발표되었는데 현재 미의회 도서관에 국가 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다. 1969년 자유와 평화의 무대로 상징되는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지미 헨드릭스는 기타 한 대로 미국 국가를 연주했다. 당시 그의 독특한 연주는 조국에 보내는 반전의 메시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우리나라 1930년대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즐겨 듣던 이야기 형식의 ‘만요’는 또 얼마나 재기발랄한지. 이 외에도 스티비 원더, 데이비드 보위, 김창완, 마테오 스톤맨 등 내가 아는 음악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재발견할 수 있어 재미있고, 모르는 음악은 나만의 재생 목록을 쌓을 수 있어 좋다. 소개된 모든 곡은 큐알 코드로 한 곡씩 들어볼 수 있어 편리하다.

라디오 전성시대와 믹스테잎으로 대표되던 시절은 가고 이제 우리는 원할 때 언제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산다. 모든 것이 변해도 음악만은 변하지 않고 우리 곁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믹스테잎을 기억하는 4050들이라면 함께 들었던 친구들을 떠올리며 올드 팝이 소환하는 그 시절로 들어가 보길 권한다.


2. 어른 이후의 어른 :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대화
- 모야 사너 지음;서제인 옮김


어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만 18세 이상의 나이, 직장과 소득, 결혼과 가정?

저자는 이러한 조건을 다 충족했다. 30대 나이에 직업이 있고, 결혼을 했음에도 자신은 아직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을 시작으로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며 다양한 내담자와 전문가를 통해 어른다움의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 ‘당신은 어른입니까?’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대신 자신의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성장 경험을 이야기하며 자신만의 어른다움을 정의한다. 사회가 규정한 나이에 의해 자립해야만 했던 청년, 부모가 되거나 혹은 되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들, 뒤늦게 어린 시절 꿈을 이룬 중년들. 저마다의 경험과 정의 속에서 저자는 ‘어른’이 인생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특히 삶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 4050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3. (몸의 감각을 깨우고 온전히 나를 되찾는) 걷는 존재
- 애나벨 스트리츠 지움;이유림 옮김


우리는 모두 걷는다. 따라서 우리는 걷는 존재이다.

걷기는 삶의 일상이자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걷기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는 활동이기도 하다. 우리는 걷는 동안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걷기의 힘을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한다. 노래를 부르며 걷기, 유목민처럼 걷기, 길을 잃고 헤매며 걷기, 혼자 걷기, 모두 모여 함께 걷기 등 52가지 주제를 가지고 저자의 경험담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걷기의 장점을 설명한다. 또한 걷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려준다.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는 시간을 버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우아하게 잃는 일”이라고 말했다. 걸으면서 건강과 여유를 즐기고, 삶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걷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과 희망을 선물해 줄 것이다. 인생의 과도기에서 몸과 마음의 변화, 노화에 대한 불안으로 지쳐있는 중년들에게 이 책은 걷기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4. 오십, 인생의 재발견
- 구자복 지음


바야흐로 백세시대, 인생 중반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 선 4050들에게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40대 중반, 갑작스레 회사에서 퇴출당하고 좌절하다가 뒤늦게 심리학 공부라는 새로운 길을 찾은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 전환점에 선 중년 남성들이 직면하게 되는 사회적 변화와 심리적 변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오십의 파도를 헤쳐 나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감을 얻을 수 있게 하며, 또한 오십 이후의 삶을 지혜롭게 설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100세 시대, 인생의 중년기를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어디로 가야하는 지 묻기 전에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지금 나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적 자기 탐색과 자기 발견 과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 책을 통해 중년이라는 시간을 나에게 집중하며 새로움에 대한 기분 좋은 흥분을 느끼는 인생의 재발견 기회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5.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황승희 지음


4050의 귀촌 이야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이런저런 질병을 달고 살게 된다. 현대 의학이 인간의 신체능력 저하를 기계의 힘으로 보완하면서 현대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나 사이보그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들도 그러하다. 엄마의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혀있고, 아빠는 틀니가 있고, 딸의 구강에는 임플란트로 인한 나사가 살벌하게 박혀있다. 이러한 사이보그 가족들이 밭농사를 짓는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에는 가족들이 밭농사를 지으며 겪는 소소하고 다채로운 일상과 가족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3장과 4장에는 저자가 1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4장에서는 고양이 집사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모님과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딸의 마음과 혼자 사는 딸의 노후를 준비해 주고 싶은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면 어떨까.


6. 인생, 예술
- 윤혜정 지음


4050들은 인생을 어떠한 태도로 바라보아야 할까?

인생 사오십여 년 살다 보면 자신의 삶이 예술처럼 느껴지거나 남은 생은 예술처럼 살고 싶거나 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는 대로 그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했던 어느 예술가의 말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완벽한 작품도 완벽한 존재도 없으며 따라서 완벽한 삶도 없다. 이런 의미에서 전시를 관람하여 예술 작품을 보는 행위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 삶을 바라보는 경험이기도 하다. 자신이 쓰는 글을 ‘예술 평론’이 아니라 ‘예술 에세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용기를 가지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라고, 그리고 그 힘을 예술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조언한다. 어렵다고 여겨지는 현대미술을 “보는 이의 감각을 자극하고 감정적 내러티브를 깨움으로써 시간, 공간, 사회, 문화 그리고 지구에서 자기 존재를 자각”하여 “나를 바라보게 하는 더 좋은 예술”로 마주하라고. 전시에서 자신을 바라보라고.


7. 철학자와 달리기 : 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성찰
- 마크 롤랜즈 지음;강수희 옮김


철학이 길을 묻고, 달리기가 방향을 가리키는 책.

‘더 빨리 가고 싶어서, 건강해지고 싶어서, 새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억지로 달리고 있던 우리에게 ‘이유 없이 달리는 일’의 의미를 제시한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 빗대어, 삶과 달리기가 그 자체로 본질인 놀이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 자신이 달리는 과정에서 떠올렸던 데카르트, 플라톤, 사르트르 등 유명 철학자들의 이론도 놀이처럼 가볍게 펼쳐낸다. 어쩐지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자들이 우리가 인생이라는 달리기를 완주하도록 친근하게 격려하는 듯하다.

삶과 달리기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닮아있다. 이 책을 통해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면, 우리는 우리 자체로 이미 충분하니 어느 방향으로 달리든 전부 괜찮다는 위로 또한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직업적 인정이나 자녀의 대입 성공과 같은 이유로 멈춤 없이 달려왔던 중장년이라면,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잠시 멈추는 것도 좋겠다. 책장을 덮은 후에는 다시 나의 본질을 찾아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8. 마흔의 품격 : 40부터는 무엇이 나를 살아남게 하는가
- 김철영 지음


이 세상 마흔들에게 묻는다. 불안한 시대에 중년의 인생은 어떤 의미인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직장인 생존 전략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저자는 이 책에서 40대에 갖추어야 할 소양과 역량 그리고 인생 전략을 소개한다. 넓은 시야와 도전정신, 객관적 상황판단력, 소통 네트워크, 강점을 발견하는 자기 탐구 정신 등을 바탕으로 존버, 이직, 창업 등 새로운 인생 시나리오를 설계하라고 제안한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기 점검으로 자신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항목별 점검 리스트를 수록하여 자신의 현재 상황을 꽤 구체적으로 진단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40대는 리셋이 아닌 리빌드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명확한 나만의 컨셉에 맞춰 인생을 더 단단하고 오래가는 집으로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마흔이라면 이 책이 소개하는 사례에서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40대 직장인의 생존 전략서를 통해 중년 인생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9.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 에이다 칼훈 지음;노진선 옮김


모든 게 터지기 일보 직전인 4050 여성들에게 전하는 위기 극복 지침서.

2년간 미국 전역에 살고 있는 200명 이상의 X세대 여성들을 인터뷰한 이 책에서 작가는 대다수의 중년 여성들이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는 이유를 ‘무대에서 밀려난 상실감’, ‘돈에 대한 공포’, ‘육아 부담’, ‘커리어를 잃는 두려움’, ‘건강 이상’ 등으로 진단한다. 그리고 각각의 진단에 따른 다양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견디기 쉽게 해 줄 특효약을 찾아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위기를 더 힘들게 혹은 쉽게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를 통해 마음가짐과 삶의 변화를 시도하자고 제안한다. 작가 역시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었기에 인터뷰를 통해 많은 여성들이 자신과 동일한 위기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혼자만 겪는 위기가 아니라는 인식과 공감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 이유 없이 화가 나고 우울하며 혼란스러운 중년 여성이라면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이 위기를 극복할 힘을 얻어 보면 어떨까?


10.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 : 지독한 열정주의자의 유쾌한 중년 처방
- 김원곤 지음


50살이 넘은 나이에 4개의 외국어 공부와 운동을 시작하여 지금도 진행중인, 퇴직한 서울대 흉부외과 교수의 중년의 도전 이야기이다.

저자는 늦은 나이에 꼭 필요한 언어도 아닌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를 시작하여 고급과정까지 공부하고, 퇴직 후 4개국의 어학연수까지 계획한다. 코로나로 계획보다도 길어진 일정으로 이미 3개국의 연수를 마쳤고, 마지막 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또, 근력운동을 하며 50대에 첫 번째 바디프로필을 찍어 몸짱의사로 유명세를 탔으며, 70대에 네번째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헬스클럽을 다닌다.

이 책에서는 나이가 들어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한계,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하고, 성공과 실패, 도전에 대해 깨달은 점을 알려주기도 한다. 저자의 적극적인 삶을 살아내는 태도와 끊임없는 노력이 대단하다.

현재 중년층은 물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무언가에 도전하는 사람,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11. 취미는 식물 : social plants·club
- 권지연;사진 최재원


최근 일상 속 위안과 안정감을 얻고자 반려식물에 애정을 쏟는, 소위 ‘식집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식집사들을 위해 식물 분류체계 등 기본 식물학 상식을 비롯하여 반려식물을 키우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빛·물·통풍·환기 등 식물의 다양한 성장 팁들을 소개하는 지침서이다.

수많은 식물 중 초보 식집사들이 쉽게 키울 수 있는 20가지의 식물을 소개하고 있으며, 소개된 각각의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 플랜테리어 방법 등 실무 영역뿐만 아니라 식물과 관련된 과학·역사·문화적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스투키는 산세베리아의 일종이고 고대 올림픽 스포츠분야 수상자에게는 월계관이 아닌 올리브관을 씌워주었다는 등 관련 이야기는 이 책에 흥미를 더해준다.

직장, 가정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많은 4050들에게 이 책이 식물과 함께 하는 행복한 일상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12. 시어머니 유품정리
- 가키야 미우 지음;강성욱 옮김


4050에 접어들면 부모님의 죽음과 그 뒷정리가 더 이상 막연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소설의 화자인 50대 중반 여성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유품 정리를 도맡는다. 누군가의 유품을 정리한다는 것은 또한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는 일이기도 하다. 끝없이 나오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치우면서 모토코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어머니, 적당히 좀 하세요”다. 하지만 유품을 정리하며 모토코는 그녀가 알지 못하던 시어머니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고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가깝다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가족이지만 죽음의 뒷정리를 하면서 낯설고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관계에 따라 역할과 책임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모토코가 시어머니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는 과정은 독자가 모토코의 모습을 직장인, 시누이 등으로서의 역할에 따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과정과 겹쳐진다. 작가는 살아갈수록 늘어나는 역할과 책임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지 잘 보여준다.

이 책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 ‘죽음과 뒷정리’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며 죽음이 아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잠시 멈추어 나와 얽힌 관계를 돌아보며 삶의 방향을 재정비할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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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 : 관리자
6월의 독서 플레이리스트 | 뉴스다오 : https://newsdao.kr/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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