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종합평가, 2027년 차등 적용

포용금융 종합평가가 17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도입된다. 은행이 서민과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얼마나 공급했는지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체계와 채무조정, 사회적 배려, 비금융 지원까지 함께 살피는 방식이다. 2026년도 실적은 시범 평가하고 우수기관을 발표하며, 출연금과 과징금 등에 대한 차등은 2027년도 평가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10월 28일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 방안과 채무조정 정책 현황을 다뤘다. 금융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체계 개편안과 IBK기업은행의 포용금융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17개 국내은행을 세 집단으로 나눠 평가
평가 대상은 국내은행 17곳이다. 대형은행은 가군, 중소형은행은 나군, 인터넷은행은 다군으로 구분한 뒤 각 집단 안에서 상대평가를 한다. 은행의 규모와 영업 형태가 다른 점을 고려해 같은 유형에 속한 은행끼리 성과를 비교하는 구조다.
평가 실무는 금융감독원이 맡는다. 평가 결과는 민간위원장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의 심의와 확정을 거치게 된다. 확정된 결과는 집단별로 S·A·B·C 등급을 부여해 공개한다. 공개 평가를 통해 은행들이 포용금융 수준을 스스로 높이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기본 평가는 다섯 부문으로 구성된다. 지배구조 10%, 자금공급 35%, 채무조정 35%, 사회적 배려 10%, 비금융서비스 10%다. 이와 별도로 전체 배점의 10% 수준에서 가점을 운영해 각 은행이 자체적으로 벌인 포용금융 노력도 정성적으로 반영한다.
| 평가 부문 | 배점 | 주요 평가 내용 |
|---|---|---|
| 지배구조 | 10% | 전략과 체계, 업무 절차 등 경영체계에 포용금융을 반영한 정도 |
| 자금공급 | 35% | 서민과 중·저신용자를 위한 정책상품·자체상품 공급 실적과 질 |
| 채무조정 | 35% | 신용회복위원회·법원 절차 참여, 자체 조정, 연체채권 소각·매각 실적 |
| 사회적 배려 | 10% | 청년 우대 예·적금 실적,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과 감면액 |
| 비금융서비스 | 10% | 금융·고용·복지 연계, 재무상담과 금융교육 실적 |
자금공급은 규모와 품질을 함께 평가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포용금융을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경영체계 안에 담았는지를 살핀다. 전략과 조직체계, 업무 절차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제도 도입 초기인 점을 고려해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은행별 차이가 실제 평가에 드러나도록 할 계획이다.
자금공급 부문은 서민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상품 및 은행 자체 상품의 공급 실적을 평가한다. 단순히 대출액이나 공급 건수만 따지는 방식은 아니다. 적용 금리 수준, 성실상환자에게 제공한 혜택, 금융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 대한 대출 실적 등도 함께 살핀다.
자금공급과 채무조정은 각각 35%로, 전체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돈을 빌릴 기회를 넓히는 것과 이미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재기를 돕는 것을 같은 비중으로 평가하는 구조다.
채무조정의 실질적인 재기 효과 반영
채무조정 부문에서는 신용회복위원회와 법원의 채무조정 절차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평가한다.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채무조정과 개인 연체채권의 소각·매각 실적도 반영한다.
자체 채무조정은 처리 건수뿐 아니라 원금과 이자를 얼마나 감면했는지, 조정 이후 상환이 안정적으로 이어졌는지까지 본다. 형식적인 조정 실적보다 채무자가 실제로 다시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는지를 평가하겠다는 방향이다.
사회적 배려 부문에서는 청년 미래적금 등 청년 전용 우대 예·적금의 취급 실적을 살핀다. 차주가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의 수용률과 실제 감면 금액도 평가한다. 청년의 자산 형성과 대출자의 이자 부담 경감을 함께 반영한다.
비금융서비스 부문에서는 금융 지원을 고용·복지 서비스와 연결한 실적, 재무상담과 금융교육 실적을 평가한다. 은행이 자금만 공급하는 곳을 넘어 차주의 건전한 경제생활을 돕는 역할을 하도록 유도한다.
S·A·C 등급에 따라 출연금 차등
평가 결과 우수 등급인 S, 양호 등급인 A, 미흡 등급인 C를 받은 은행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을 최대 20% 범위에서 가중하거나 감경한다. 우수·양호 등급 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10% 이내에서 감경받을 수 있다.
평가 결과는 은행 경영실태평가에도 반영된다. 대외 공개에 그치지 않고 출연금, 과징금, 경영실태평가와 연결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다만 2026년도 실적 평가는 시범 운영하고 우수기관을 발표하는 수준으로 진행한다. 실제 인센티브와 불이익은 2027년도 평가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장기 연체채무 정리와 재기 지원 병행
금융위원회와 금융권은 지난 1년 동안 성실상환자의 신용회복 지원, 새도약기금 출범, 새출발기금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연체채무를 조정했다. 장기 연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금융권 연체채권 관리 방안과 매입채권추심업 개편 방안도 마련했다.
5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민간 금융권의 자체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 실적도 증가했다. 앞으로는 장기연체채무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정리하는 한편, 채무자의 재기를 중심에 둔 연체채권 관리 원칙이 금융 현장에 자리 잡도록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대부업권이 새도약기금에 참여하도록 하고, 민간 금융권의 자발적인 채무 정리도 유도한다. 코로나19 시기에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연체채무에 대해서는 채무 감면을 포함한 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회생·파산 지원과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도 함께 확대한다.
금융공공기관은 5년 된 연체채권 상환능력 평가
금융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는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바뀐다. 연체 후 5년이 지나 최초 소멸시효가 도래한 시점에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갚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은 연체 금액과 관계없이 별도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시효를 완성한다. 연체 후 15년이 지나 두 번째 소멸시효가 도래한 채권은 재산 은닉과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소각한다.
연체 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시효를 계속 연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상환능력과 경제적 재기 가능성을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는 변화다.
15년 이상 부실채권은 2027년 하반기까지 정리
새 기준에 따라 이미 쌓인 장기 부실채권도 정비한다. 연체 기간이 15년 이상인 부실채권은 2027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최초 시효가 지난 채권 가운데 연체 기간이 5년 이상 7년 이하이고 금액이 5000만 원 이하인 부실채권도 정리 대상이다. 각 기관이 세운 계획에 따라 심사를 거쳐 자체 소각하거나 한국자산관리공사인 캠코에 매각해 정리한다. 이를 통해 일회성 처리가 아닌 상시적인 시효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기관마다 달랐던 부실채권 관리기준도 통일한다. 금융공공기관의 상각채권을 캠코가 일원화해 관리하는 체계를 확대해 비슷한 상황의 채무자가 어느 기관에서 관리받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처분을 받는 문제를 줄일 계획이다.
공공기관 추심과 채무조정 절차도 개편
채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추심·관리체계도 손질한다. 관리와 감독 체계를 갖춘 채권추심회사에 금융공공기관의 추심 업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해 공공부문의 채무자 보호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보증부대출의 채무조정 시점도 앞당긴다. 기존에는 연체 후 3개월에서 6개월이 지나 보증기관이 금융회사에 대신 갚는 대위변제가 이뤄진 뒤에야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채무자가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는 대위변제 전에도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상각 이후에만 가능했던 원금 감면도 상각 전에 허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다.
금융공공기관이 채무조정과 채권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경영성과지표도 개선한다. 업무를 수행한 담당자에 대한 면책 근거를 마련해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다. 관계기관 협의와 기관별 내규 개정을 거쳐 2026년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IBK기업은행 2030년까지 30조 원 이상 지원
IBK기업은행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30조 원 이상을 공급하는 희망On-IBK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개인 신용 재도약 프로그램을 통해 신용 상태와 회복 단계에 맞는 금융상품과 제도를 연결하고, 금융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한다.
중·저신용자의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한 착한금리 포용금융 대출은 총 1조 원 규모로 공급한다. 1인당 최대 2000만 원을 최장 10년 동안 연 4.9%의 단일 고정금리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IBK미소금융재단에 최대 1000억 원을 추가로 출연해 청년과 지방 거주자, 미래를 준비하는 고객을 위한 자금 공급을 늘린다. 폐업하거나 실직한 뒤 새로운 경제활동을 준비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IBK미래준비대출도 출시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
금리 상승기에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희망On 안심고정금리 대출은 1조 원 규모로 공급한다. 고정금리를 적용해 금리 변동에 따른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성실하게 대출을 상환한 소상공인에게는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인 IBK 소상공인 더드림 패키지를 제공한다. 공급 규모는 모두 8조 5000억 원으로, 종전보다 1조 원 확대됐다.
이번 정책은 은행의 포용금융 성과를 수치와 질적 지표로 함께 평가하고, 장기 연체채권은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재기 가능성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은행 평가와 공공기관 채권관리, 정책금융 지원을 연계해 금융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경제활동 복귀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