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근절 대책 발표

정부,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근절 대책 발표

정부가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경상환자에 대한 근거 없는 '향후치료비' 지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섰다. 이번 대책은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적정 배상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경상환자 향후치료비 지급 기준 강화

그동안 자동차보험은 관절·근육의 긴장, 염좌 등 경미한 상해를 입은 경상환자에게도 치료비를 지급해 왔다. 특히 최근 6년간 경상환자의 향후치료비 지급이 연평균 9% 증가해 중상환자 증가율 3.5%를 크게 웃돌았다. 2023년 한 해에만 약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지급되었으며, 보험사들은 조기 합의를 위해 제도적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향후치료비를 지급해 왔다. 이로 인해 2023년 기준 향후치료비 규모는 1조 4000억 원에 이르러 2400만 명 이상의 가입자 보험료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제도 개선 내용과 절차

정부는 경상환자가 통상 치료기간인 8주를 초과해 장기 치료를 희망할 경우, 보험사에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하도록 절차를 마련했다. 보험사는 이를 검토해 치료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지급보증 중지 계획을 서면으로 안내한다. 만약 환자가 이에 동의하지 않거나 분쟁이 발생하면 중립적 조정 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불건전 행위 예방 및 처벌 강화

향후치료비 수령 시 건강보험 등 다른 보험과 중복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험사가 안내하도록 하고, 중복수급 탐지를 위한 지원도 추진한다. 또한 보험사기와 관련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해 사업 등록 취소 조치를 시행한다. 마약·약물 운전, 무면허, 뺑소니 차량 동승자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와 같이 보상금을 40% 감액 지급한다.

무사고 경력 인정 확대 및 보험료 산정 현실화

사회초년생 자녀가 부모의 보험으로 운전한 무사고 경력을 신규 인정해 보험료 부담을 완화한다. 배우자도 운전자한정특약 종류와 관계없이 최대 3년간 무사고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품질인증부품을 OEM 부품과 동급으로 인정해 차량 수리 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전자 지급보증 시스템 도입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 지급보증 절차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환자의 편의를 높이고 진료 행정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 발언

백원국 국토부 차관은 "이번 개선 방안으로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부담을 낮추면서 사고 피해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명하고 건전한 자동차보험 체계 구축을 위해 관계기관, 보험업계, 소비자단체와 소통하며 사회보장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불필요한 자동차 보험금 누수 문제를 개선하고, 보험계약자의 편익 증진을 위해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일정 및 기대 효과

정부는 향후치료비 지급 근거 마련과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추가 서류 제출 절차를 포함한 관계 법령과 약관 개정을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무사고 경력 인정 확대와 전자 지급보증 시스템 도입은 올해 상반기 내 후속 조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개선으로 불필요한 보상금 지급이 줄어들어 개인 자동차보험료가 약 3% 내외 인하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