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K-주류 수출 문턱 낮췄다

말레이시아, K-주류 수출 문턱 낮췄다

말레이시아가 한국산 막걸리와 소주 등 K-주류의 수출 확대를 위한 알코올 도수 기준을 대폭 완화해 내년 4월부터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지속적인 규제 외교 노력의 결실로 평가된다.

알코올 도수 기준 완화 배경과 내용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기존 탁주 12~20%, 소주 16% 이상이던 알코올 도수 기준을 탁주 3% 이상, 소주 10% 이상으로 낮추는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 기준은 2026년 4월 1일부터 공식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한국산 막걸리(6%), 과일막걸리(3%), 과일소주(12~13%) 등 대부분 제품이 기존 말레이시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수출이 제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2022년 말레이시아 기준 미충족으로 인해 한국산 전통주와 과일소주의 수출이 중단된 바 있다.

식약처의 규제 외교와 협력 과정

식약처는 2022년부터 업계와 대사관과 협력해 말레이시아 측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외교 채널을 통해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2023년에는 양자회담과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협의를 이어갔으며, 지난 11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TBT 위원회에서 말레이시아가 개정안을 공식 발표했다.

소주 명칭에 'Soju' 추가, 브랜드 가치 상승 기대

이번 개정안에는 소주 명칭에 기존 'Shochu' 외에 우리 고유 명칭인 'Soju'를 추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K-주류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및 아세안 시장 전망과 업계 반응

말레이시아 소주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180만 달러 규모이며, 2030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산 소주는 약 1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식품안전기준은 아세안 국가들이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기준 완화는 아세안 전역의 K-주류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순당 김성준 해외사업부장은 "말레이시아는 전통주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던 핵심 시장이었으나 2022년 수출 중단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식약처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장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김태호 이사도 "아세안 시장 진출 활성화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협력해 수출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향후 계획

식약처는 앞으로도 WTO TBT 위원회 등 국제 협력 채널을 적극 활용해 해외 식품안전관리 기준과 규제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식품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번 개정은 여러 차례 의견 제시와 협의를 통해 이끌어낸 규제 외교의 대표 사례"라며 "주류업계가 개정 기준에 맞춰 원활히 수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