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년송 화재, 주민 훈련 덕분에 지켜내

지리산 국립공원 화재, 주민들의 침착한 대응 빛나다
지난 1일 새벽,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국립공원 보호구역 내 와운마을 인근 산림에서 발생한 화재가 주민들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큰 피해 없이 진압됐다. 특히, 수령 10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소나무 '천년송'을 안전하게 지켜내면서 지역사회와 자연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강한 바람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한 주민들
화재는 1일 새벽 2시 28분경 발생했으며, 당시 강한 바람이 불어 불씨가 인근 산림으로 확산될 위험이 컸다. 와운마을 이장 공성훈 씨는 즉시 마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상황을 알렸고, 주민 13명이 비상소집되어 신속히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마을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를 활용해 불길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화재 확산을 막았다.
비상소화장치의 역할과 주민 훈련의 성과
이번 화재 진압에 사용된 비상소화장치는 2019년 남원소방서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국립공원 내 마을의 초기 대응력 강화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와운마을 내 2곳에 위치해 있다. 남원소방서는 주민들이 장비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소방안전교육과 훈련을 실시해 왔다. 주민들은 "작은 불씨였지만 바람을 타고 퍼졌다면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며 평소 훈련 덕분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의 향후 계획과 비상소화장치 확대
남원소방서 김승현 서장은 "평소 대원들과 주민들이 함께한 소방교육과 훈련 덕분에 소중한 생명과 자연유산을 지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화재 대응 역량을 높이고 비상소화장치 확대 보급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산림인접마을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는 총 2807곳이며, 소방청은 올해 1199곳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3월 영남지역 대형 산림화재를 계기로 확보한 51억 6300만 원의 추경예산을 활용한 조치로, 산림인접지역의 화재 초기 대응력을 강화하고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화재 진압 후 조치
화재 발생 후 남원소방서, 산내의용소방대,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며 추가 피해를 막았다. 이번 사건은 주민과 소방당국의 협력과 철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