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쇄빙선 아라온호, 북극항로 탐사 출항

국내 유일 쇄빙선 아라온호, 북극항로 탐사 출항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기후변화 대응과 북극 진출을 위한 16번째 북극항로 탐사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아라온호가 3일부터 약 91일간 북극해를 탐사하며, 해양과 기후에 관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탐사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북극해에서 해양과 기후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북극항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해저 지형과 기상 데이터 등 중요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는 데 중점을 둔다. 최근 북극에서는 해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해양생태계와 전 지구적인 대기 순환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북극에서 발생하는 폭염과 한파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래 기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북극의 실제 변화 양상을 관측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라온호는 이번 항해에서 북극의 베링해, 동시베리아해, 축치해, 보퍼트해 등 주요 해역을 따라 항해하며, 해빙 감소가 인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해저 동토층 붕괴 현상을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의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설치한 장기계류장비를 수거해 1년 치 데이터를 확보하고, 해빙 위에 일정 기간 머물며 해빙 두께와 거칠기, 수중 음향 환경을 측정하는 등 종합적인 해양-대기 관측을 진행한다.

또한, 극지연구소의 홍종국 박사 연구팀은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과 함께 캐나다 보퍼트해에서 국제 공동탐사를 실시한다. 이 지역은 해저 동토가 붕괴되면서 대량의 메탄가스가 방출되는 곳으로,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수십 배 강력해 북극 기후변화와 그 파급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올해는 캐나다 보퍼트해 탐사 외에도 미국 쇄빙연구선 힐리(Healy)호와 협력해 러시아 북동부 인근 랍테프해 탐사에도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다. 이는 한국이 북극 연구에서 국제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도입되면, 기후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북극해에서의 연구 가능 기간이 현재보다 최소 2~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북극의 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삶과 직결된 현실"이라며 "아라온호가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