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코스피 4000 돌파의 경제 서사

이재명정부 출범과 경제 위기 대응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한국은행은 5월 2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6월 3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0%로 낮췄다.
한미 관세협상과 국제 무역 환경
2025년 초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대해 관세 인상을 추진하며 교역국에 압박을 가했다. 특히 6월 3일에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우리 철강산업에 큰 위협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정부는 한미 간 관세협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7월 30일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김정관 산업장관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상호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또한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펀드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협상 내용을 승인했으나, 후속 협의 과정에서 투자 방법을 두고 난항을 겪었다. 결국 10월 29일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연간 최대 200억 달러 분할 투자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관세협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 허용 방안도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얻어 안보 성과도 거두었다.
11월 14일에는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가 최종 확정되면서 긴 관세협상이 마침내 일단락됐다.
코스피 4000 시대 개막과 주식시장 활성화
이재명정부 출범과 함께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취임일 코스피는 2770.84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6월 20일에는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이후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10월 27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자본시장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법 개정을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거래 근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전자주주총회 제도 시행,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포함해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고 지배구조 취약점을 보완했다.
또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7월 30일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켜 시장 질서 확립에 힘쓰고 있다. 이로써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점차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긍정적 경제 전망
관세협상 어려움 속에서도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5년 1~11월 수출액은 6402억 달러로 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출액이 7005억 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내수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월 27일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1분기 -0.2% 역성장, 2분기 0.7% 성장에 그쳤으나, 하반기부터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 3분기에는 1.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민간 소비가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하며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2026년 예산안은 728조 원 규모로 국회를 통과해 경기 개선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인공지능,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제조 등 6대 첨단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향후 5년간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민간 혁신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외 기관들의 긍정적 평가
한국은행은 11월 27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0%, 내년 1.8%로 상향 조정했으며, 2027년에는 1.9% 성장을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내년 성장률을 2.1%로 전망하며 경기 회복에 힘을 보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 25일 한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해 내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0.9%, 내년 1.8%를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2월 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1.0%, 내년과 2027년 2.1%로 전망하며 회복세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 평가와 전망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확장 재정 정책으로 민간 소비가 살아나 내수 활성화에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 조기 마무리로 대외 불확실성을 해소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장은 "초기 6개월 동안 민생회복 지원금을 내수 회복의 마중물로 활용하고, 한미 관세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해 대외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며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로드맵 제시로 미래 성장 동력과 산업 체질 강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