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국 도약, 슈퍼컴퓨터 확보가 관건

AI 강국 도약을 위한 슈퍼컴퓨터 확보의 중요성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핵심 인프라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GPU는 원래 컴퓨터 그래픽 향상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병렬 연산 능력이 뛰어나 AI 연산에 필수적인 장비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앙처리장치(CPU) 대신 대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AI 연구개발에 필수적입니다.
GPU 확보의 어려움과 현황
하지만 GPU 확보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AI 및 고성능 컴퓨팅용 GPU인 'H100'은 국내에 2023년 말 기준 약 1961장만 확보되어 있습니다. 반면 글로벌 AI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에 1만 6000장 이상의 H100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국내 GPU 수량은 AI 모델 하나 개발에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정부의 GPU 확보 및 슈퍼컴퓨터 구축 계획
이에 정부는 AI 시대 개막의 핵심 키워드로 GPU 확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6월 20일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AI 인프라 확충 의지를 밝혔으며,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6월 30일 취임사에서 "AI 고속도로의 핵심인 GPU를 확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2월 20일 발표된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AI역량 강화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상반기까지 총 1만 8000장의 GPU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중 1만 장은 2025년 내 민·관 협력을 통해 확보하고, 나머지 8000장은 슈퍼컴퓨터 6호기를 통해 도입할 예정입니다.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과 성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5월 13일 브리핑에서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가 2026년 상반기에 구축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휴렛팩커드(HPE)가 5년간 유지·보수를 포함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HPE는 세계 1위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을 비롯해 106대의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IT 기업입니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기존 CPU 중심에서 벗어나 약 8500장의 최신 GPU를 탑재할 예정이며, 세계 10위권 슈퍼컴퓨터에 등재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AI 산업계의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특히 민간 부문에서의 활용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슈퍼컴퓨터의 역할과 운영 현황
슈퍼컴퓨터는 보통 세계 500위 이내의 연산 속도를 가진 컴퓨터를 의미하며, 대규모 연구개발(R&D)에 필수적인 인프라입니다. 현재 대전 KISTI에서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 5호기는 8400개 노드 중 약 93%가 사용 중이며,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가 슈퍼컴퓨터는 연구계획서 제출과 연구성과 공개를 조건으로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산업체 연구자는 원가 수준의 요금을 내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약 1000명의 사용자가 계산 작업을 수행 중이며, 5000여 개 작업이 대기 중입니다.
국내외 슈퍼컴퓨터 운용 현황과 국가 경쟁력
국내에서는 KISTI가 대표적으로 국가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과 대학에서도 소규모 슈퍼컴퓨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들도 국립 연구소에서 세계적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운영 중입니다. 슈퍼컴퓨터 확보는 국가 간 과학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며, AI 연구자들이 고가의 GPU를 개별 구매하는 부담을 줄이고 연구의 질과 범위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슈퍼컴퓨터 구축의 기술적 도전과 노하우
슈퍼컴퓨터 구축에는 수천에서 수만 개의 고성능 CPU·GPU,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 등이 최적의 성능을 유지해야 하며, 발열과 고장, 성능 저하를 사전에 방지하는 노하우가 필수적입니다. KISTI는 1988년부터 슈퍼컴퓨터를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슈퍼컴퓨터 6호기 운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인공지능+과학기술 활성화 방안
2025년 3월 12일 정부는 '인공지능+과학기술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AI 중심 연구개발 체계 전환에 대응해 국내 과학기술 전반에 AI 활용을 확산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차세대 신소재, 혁신 신약, 초미세 반도체 등 8개 분야에서 특화 AI 모형을 개발하고 AI 기반 기술 확보를 추진합니다.
그러나 국내 GPU 인프라 부족으로 연구자들은 개별 구매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연구 데이터 유출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 완료 즉시 대규모 AI 개발 수요를 신속히 지원할 계획이며, 분야별 GPU 장치 공동 활용 방안도 마련 중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 계약이 적기에 성사되어 연구·산업 현장의 난제 해결과 혁신적 연구성과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